자유게시판

기예를 닦으면서 도가 아우르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평생 예에 머

조회46

/

덧글0

/

2021-05-06 17:09:10

최동민
본문 폰트 크기 조절 원래대로
기예를 닦으면서 도가 아우르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평생 예에 머물러 있으면 예능이 되고, 도로 한 발짝 나가게 되면 예술이 되고, 흔연히 합일되면 예도가 된다.보통 때는 주로 면회를 이용했다. 면회객이 술병을 들여올 수는 없어도 드링크류는 허용돼 있었다. 따라서.드링크제의 내용물을 빼고 고량주나 보드카 같은 독주를 넣어오면 웬만한 사람도 얼큰할 정도는 되었다.“날이 저물었군요.”“물론 당신은 내 얘기를 주정뱅이의 망상이 꾸며낸 허구라고 단정할지 모르오. 그래, 당신도 행복해야 할 내가 왜 이런 불쾌한 모습으로 술에 젖어 있는가고 묻고 싶소? 당신도 나방이가 행복할 것이라 믿으시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흔히 젖기 쉬운 미신에 불과하오. 사람들은 육체적인 결핍에서만 벗어나면 곧 정신적이고 고귀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인간은 그럴만한 천품을 지니지 못했소. 먼저는 공룡으로 걸신들린 것처럼 먹고 마시다가 어느 정도 그 탐욕의 배가 차면 그 다음은 나방의 길을 걸을 뿐이오. 두 눈을 이성의 둔부와 하복부 언저리에만 집중시키고 집요하게 추구할 뿐이오. 그리고 이미 그것은 쾌락도 행복도 아니오. 공복과는 달라서 욕정은 또 새로운 욕정을 부를 뿐, 결코 충족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오. 아마도 나방이의 생명이 그 긴 유충 시절에 비해 너무도 짧은 것은 바로 그런 절망과 피로 때문일 것이오. 인간도 마찬가지. 더구나 발정기가 아니라도 교접할 수 있는 엄청난 성욕을 가졌으면서도 엉뚱한 독점욕과 또 그것을 비호하는 여러 규범 아래 얽매인 인간에 이르면 그 절망과 피로는 더욱 가중되는 것이오.”이윽고 분위기를 바꾸려고나 하는 듯이 추수가 다시 물었다. 그도 얼른 매향의 생각을 떨치며 대답했다.“술 잘 마셨다. 잘 자라.”그 다음은 담배였다. 원래 재소중에는 흡연이 일체 금지돼 있지만 그때 그 구치소에서는 미결수에 한해 화장실에서만은 눈감아주었다.“처벌받지 않는다는 것과 죄가 없다는 것은 달라요.”“어제 저녁 최종 점검 때 충분히 충전된 것으로 갈았읍니
그리고 어슬렁어슬렁 나가면 그 뒤 두어 달은 그 집에 얼씬도 않았다. 내가 가만히 헤아려 보니 그 날수가 대개 마을 호수와 비슷했다.“아버님, 절 알아보겠읍니까? 재식입니다.”“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우선 두 가지로 말할 수 있지않나 싶습니다. 그 하나는 얄팍한 자존심이고 다른 하나는 영악한 계산일 겁니다.”“뭘 공부하는데?”“윤리가 무엇일까요?”“언제나 강한 적들에게 쫓겨야 하고.”그 사이 그들이 보고 있는 건물은 조용히 그날 몫을 가라앉힌다. 도회의 그쪽은 매일 한 잘씩 땅 속으로 꺼져든다. 들리기에 사람들이 그 밑에서 너무 많은 것을 파내 땅 위에다 쌓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자리, 아득한 엣날에 석회의 강물이 흘러가고, 다시 그 위를 열길이나 되는 고사리가 무성하던 자리. 몇천년 전에는 늙은 소나무들이 비바람에 부대끼고, 승냥이며 고라니가 떼를 지어 노닐기도 했다. 그 어디엔가 백년 전에 지쳐 죽은 당나귀도 묻혀 있어, 만 년쯤 지나면 사람들은 그 뼈를 유리 그릇에 담아 늘어놓을 것이다.“우리가 첨 살림을 차린 무등산 기슭의 판자집이드랑께. 차암 그때는 재미있었제. 그런디그 X할 년이 갑자기 왜 나타났을까.”민간인도?그제서야 나는 처음 수감되는 날을 제외하고는 관대하게 보아주는 문지방 밟는 것이 그렇게도 엄중하게 문책당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말이 문지방이지 실제로서 특별하게 표시나는 것도 아닌 것인데도.그런데 그 양복점 주인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다. 위로 아들 둘을 차례로 잃어버리는 바람에 주인 내외의 유일한 혈육이었다. 기주씨는 무슨 옛날 얘기에서처럼 그 딸과 결혼하고 양복점을 물려 받았다. 주인 딸은 여고까지 나왔는데도 긔의 성실한 인품과 준수한 용모에 반해 부모의 권유를 순순히 받아들였다는 것이었다.“어서 불을 붙이지 못할까!”“야, 이 도둑놈아 뭘봐, 피를 싹 뽑아 놓을라.”그녀가 그놈의 멱살을 놓아준 것은 춤마당에서 거의 백미터나 떨어진 계곡에서였다. 날은 이미 어두워 들리는 것은 솔잎을 스쳐가는 바람소리와 허공을 날고 있는 박쥐떼들의
Comment
닉 네 임
패스워드
코드입력